어쩌다데싸
2023년 회고 본문
2022년이 열정과 도전의 해였다면, 2023년은 안정과 마무리의 해였습니다. 한 해를 돌아보는 질문 리스트나 기록 다이어리인 '연말정산'을 작성하며 2023년을 돌아봤는데, 그 중 기억에 남는 몇 가지 질문들을 소개하며 저의 2023년을 마무리 해보겠습니다.
1. 올해 가장 잘 한 일은 무엇인가요?
회고를 하다 보면 아쉬움과 후회만 적힐 때가 많아서 이번 회고에서는 자신에 대한 칭찬을 먼저 떠올려 봤습니다.
올해는 기록을 많이 했습니다. 생각도 많고 상상도 자주 하지만 보통은 생각에 그쳐 곧잘 까먹고 했는데 2023년은 흘러가는 생각이 없도록 기록을 자주 하는 습관을 들였습니다. 매 해 다이어리 꾸준히 쓰기, 기록하기를 계획으로 세웠지만 실패했던 이유는 '잘 쓰기'에 대한 강박 때문이었습니다. 생각은 정제되지 않아도 문제를 못 느끼지만, 기록을 하다보면 예쁘게, 잘 써야 한다는 강박이 생기게 됩니다. 글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계속 지우게 되고, 그러다보면 기록이 스트레스로 다가와 포기하게 됐었죠. 올해는 잘 쓰기는 전혀 생각하지 않고 생각나는대로 모두 써보기를 실천했습니다. 일에 대한 다짐, 누군가에 대한 분노, 심지어는 좋아하는 웹툰 캐릭터를 왜 좋아하는지까지 생각나는 모든 것을 적어보며 '나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가'에 대해 기록했습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기록을 하는 도구를 한정하지 않았습니다. 다이어리나 블로그처럼 기록을 하기 위한 도구를 한정지어 둘 때는, 그 도구를 쓰지 못할 때는 나중에 해야지 하고 기록을 미룰 때가 많았습니다. 생각은 빠르게 휘발돼서 바로 적지 않으면 잊을 때가 많아 올해는 기록할 수 있는 모든 것에 적었습니다. 아이패드, 휴대폰 메모장, 다이어리, 연습장... 때로는 그 때 적어둔 것이 어디에 적혀 있는지를 몰라 헤매일 때도 있지만, 가끔 코트 속에 까먹었던 현금을 찾은 것처럼 과거의 내가 적은 글을 보며 소소하게 행복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2024년에는 적어둔 글을 한 곳에 모으려는 시도가 필요하겠지만, 처음 기록을 습관화 할 때는 어디에든 생각날 때 바로 적어보는 게 좋은 것 같습니다.
2. 올해 가장 아쉬운 일은 무엇인가요?
아쉬움을 느꼈다는 것은 가장 갈증을 느끼는 부분이고, 내년엔 이 갈증부터 풀어가고자 아쉬운 점을 생각해 봤습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공부에 대한 우선순위를 두지 않은 것입니다.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일을 하면서 수학을 해야 한다, 딥러닝을 공부해야 한다 등 필요한 지식이 있다고 하면 인강부터 끊곤 했습니다. 조금 공부하다 보면 다른 것도 공부해야 할 것 같고, 그렇게 이것저것 벌리기만 하니 단 한 가지도 제대로 공부하지 못했습니다. 중요하지 않은 것이 하나 없지만 우선순위를 두고, 하나를 마무리 한 후 다음 것으로 넘어가려는 계획을 세웠다면 적어도 한 두가지는 제대로 공부하지 않았을까 싶어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2024년에는 내가 가진 한정된 시간을 사용해 할 수 있는 리스트를 만들고 우선순위를 세워 하나씩 해결해야 할 듯 합니다. 또, 무작정 인강이나 책부터 끊는 건 의식적으로 자제해야겠습니다. 듣지 않고 쌓인 강의들을 보니 이것도 일종의 과소비구나 싶어 반성하면서 2024년에는 구매한 것을 모두 사용하고 새로운 것을 사는 소비습관을 들여보려 합니다.
3. 업무나 공부 외에 시간을 가장 많이 쏟은 것은?
일에 대한 욕심이 크다 보니 회고나 계획을 세울 때 일과 공부가 주가 되게 되는데, 일과 공부를 제외하니 새로운 관점에서 한 해를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2023년에는 운동과 좋아하는 사람들과의 관계에 시간을 가장 많이 쏟았습니다. 운동은 회사 입사하고 얼마 되지 않아 시작했는데, PT에 꽤 많은 돈을 썼지만 여전히 PT는 제가 한 가장 잘 한 소비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PT샵으로 옮긴 선생님 덕분에 더욱 운동에 재미를 붙이게 됐고, 스트레스 받을 때 운동하러 달려가 마음을 다잡으면서 보다 단단한 내가 될 수 있었습니다. 테니스, 헬스, 클라이밍 여러가지를 도전했다가 현재는 헬스만 하고 있지만, 2024년에는 새로운 운동에 도전해보고 싶은 욕심이 생깁니다.
2023년은 새로운 사람들보단 기존에 있는 사람들과 관계를 더 다지는 시간이었습니다. 특히, 회사에서 마음 맞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 모임들을 만들었는데 꾸준히 만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는 점은 정말 감사한 일이었습니다. 관계에 있어 노력을 하지 않았던 20대 초중반과 달리, 요즘엔 노력해서 관계를 이어가려 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멀리서 응원하는 관계가 되어가곤 하는데 좋아하는 사람들과 즐거운 시간을 계속 보내고 싶은 욕심에 최근 몇 해간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먼저 연락하고, 사소하게 안부를 묻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4. 올해 새롭게 생긴 가치관이나 사고방식은?
마음이 불안할 때 일찍 일어나라는 글을 보고, 영감을 받아 마음이 불안할 때 몸을 움직여라라는 생각을 하나의 규칙처럼 만들었습니다. 어쩔 수 없는 T형 인간인지라, 지금 내가 가진 이 생각과 감정이 현재 상황을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No 일 경우엔 어떻게든 움직이려 했습니다. 사실 이 생각이 긍정적인 영향만을 미치지는 않았습니다. 불안과 우울의 감정이 가지는 중독성을 알고 있기 때문에, '몸을 움직여야 한다'는 새로운 강박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최근에 이런 점을 깨닫고, 우선은 내 불안이 어디에서 오는지를 들여다보고 이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행동을 하자는 하나의 프로세스를 추가해 '마음이 불안할 때는 그 불안을 들여다보고 움직이자' 라는 새로운 사고방식을 가지게 됐습니다.
한 해를 정리하기 위한 대표적인 질문들에 답을 해봤는데 이 밖에도 좋은 질문들이 많아, 글을 읽으시는 분들도 생각해 보면 좋을 몇 가지 질문들을 추가적으로 적어 봅니다.
- 올해를 다섯글자로 표현한다면?
- 올해 얻은 것과 잃은 것은?
- 올해 가장 잘 한 소비는?
- 1년 사이 가장 발전한 능력은?
- 올해 실천했던 나만의 계획은?
- 올해 새롭게 좋아진 게 있다면?
- 올해 새로 생긴 가치관이 있다면?
- 올해 과감하게 도전했던 것은?
- 지키지 못해 아쉬웠던 계획은?
- 올해 나에게 가장 힘이 되었던 사람은?
- 올해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벌써 새해도 한 주가 지나갔네요. 2024년에는 일/관계/돈 카테고리에 대한 계획에 앞서 '내가 행복해지는 법'에 대해 꾸준히 고민을 해보고 즐거운 1년을 만들고 싶습니다. 모두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2024년도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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