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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a Scientist] 신입 데싸의 SI 회사 취업 후기

엔팁 2024. 2. 18. 00:41

 

2014년 방송된 SNL 코리아 영상. SNL 코리아 영상 캡처

 

"SI 회사는 야근 많고 월급 짜서 절대 가면 안된대" SI 회사에 대해 이야기 할 때면 빠짐없이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SI 회사에 대해 검색하면 실제로 많은 사람들, 특히 신입들이 SI회사에 가도 될까요라는 걱정 어린 질문을 하는 걸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SI 회사는 정말 절대 가면 안되는 그런 무시무시한 곳일까요? 주니어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로서 3년 동안 SI 회사에 다니면서 느낀 장단점을 공유해보려 합니다.

 

1. SI (System Integration) 란?

지금 회사에 합격 연락을 받았을 때까지도 SI 회사가 무엇인지 몰랐습니다. 취업을 하고 한참 뒤에야 제가 지금 다니고 있는 곳이 SI 회사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전세계적으로 사용되는 공식적인 용어는 'IT서비스'이지만, 국내에서 더 친숙한 개념인 SI(System Integration)는 시스템 통합을 의미하며, 하드웨어·소프트웨어·네트워크 등 유형의 제품과 컨설팅·시스템 설계 및 유지보수 등 무형 서비스 기술을 통합해 하나의 '서비스'로 만드는 사업을 의미합니다. 미국에서도 사용하는 용어였지만, 최근에는 SI 대신 IT Outsourcing 이라는 말을 사용한다고 합니다.

 

 

SI 회사라고 하면 이런 사업을 외주 받아 프로젝트 단위로 인력이 투입하는 곳이라 보면 됩니다. 프로젝트는 짧으면 몇 개월, 길면 몇 년이 되고 해당 프로젝트의 처음부터 끝까지 참여할수도 있고 일부만 참여할수도 있습니다. IT 산업하면 네카라쿠베 같은 소프트웨어 회사를 먼저 떠올리지만, 국내에서는 IT 서비스 시장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더 큽니다. 갑을 개념인 고객사와 외주회사가 모두 포함되어 있기 때문인 것을 감안하고도, SI 프로젝트 시장 규모가 큰 만큼 많은 개발자들의 일자리를 SI 회사에서 책임지고 있습니다. 

 

 

2. SI 회사 장단점

현재 회사는 SI를 주력으로 현재는 자체 솔루션을 갖추려고 시도하는 중이라 완전 SI는 아니지만, 제가 소속된 본부는 SI 프로젝트 본부이기 때문에 저와 동료들의 경험을 중심으로 3년 동안 느낀 SI 회사의 장단점을 적어보려 합니다.

 

우선 장점은 신입으로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프로젝트마다 경험하고 쌓을 수 있는 지식이 달라지니, 덕분에 짧은 시간 동안 다양한 경험을 하며 자신이 무엇에 더 관심이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개발자의 공부나 경험을 T자로 설명하는데 가로로 긴 것은 넓은 경험을, 세로는 특정 분야에 대한 깊은 경험을 의미합니다. 신입일 때는 무엇에 흥미가 있는지 모르는 상태라 무작정 한 곳을 파기 보다는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자신에게 맞거나 관심있는 분야를 선택하는 것이 필요하다 생각해, 여러 업무를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은 다른 연차에 비해 특히 신입에게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또한, 시작과 끝이 분명하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SI 회사는 프로젝트 단위로 업무가 진행되기 때문에 시작과 끝이 분명한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끝은 연기되고 연기되는 그런 슬픈 상황도 있습니다.) 다른 회사도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회사의 경우 프로젝트가 빡세고 힘들었던 만큼 끝나면 장기 휴가를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분위기가 있습니다. 정해진 기간 동안 에너지를 쏟고 끝나고 장기 휴가라는 보상을 얻는 업무 형태를 원하는 사람에게는 이런 SI 회사의 특징이 장점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여러 프로젝트에 투입되며,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일한 경험도 장점으로 다가왔습니다. 물론 이건 개인적인 경험이고, 새로운 사람을 많이 만난다는 건 그만큼 빌런을 만날 확률도 높아지기 때문에 그걸 경험했던 동료들은 이 점을 큰 단점으로 뽑았습니다.

 

 

회사를 다니며 가장 크게 와닿은 단점은 프로젝트의 불확실성이었습니다. 원하는 프로젝트를 선택하기 어렵고, 해당 프로젝트의 업무강도가 강할지 아닐지도 모르고, 언제 프로젝트가 생겨 투입될 지 모르는 불확실성이 강한 점이 불안하게 다가왔습니다. 심지어는 원하는 직무가 아닌 전혀 다른 직무로 프로젝트에 투입될 가능성도 있었습니다. 앞서 다양한 경험을 하는 걸 장점으로 뽑았지만, 만약 전혀 다른 직무를 경험하고 그쪽에 흥미가 생기지 않는다면 내가 이런 일을 하려고 회사에 들어왔나, 하고 의문이 생기고 무기력해집니다. 또한, 대부분 프로젝트 별로 업무 사이트가 달라지기 때문에 집과 먼 곳에 근무지를 배정받을 수 있고 공공사업의 경우 지방에서 근무해야 하는 경우도 있어 이 점을 염두해둬야 합니다. (회사마다 주력으로 맡는 고객사에 따라 지방 근무는 없을수도 있습니다.)

 

괴담처럼 떠도는 SI 회사의 단점도 간접적으로 경험했습니다. 직접 겪지 않았지만 서비스 오픈을 앞둔 프로젝트에 들어간 다른 동료들은 주말, 크리스마스, 새해 모두 출근하며 말 그대로 체력을 갈아 넣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학을 뗐습니다. 대기업이라서 좋고 중소기업이라 나쁜 것은 아니고, 투입된 프로젝트에 따라 야근이 밥 먹듯이 하는 경우도 여전히 꽤 많습니다.

 

 

3. SI 회사 신입 취업 후기

3년 동안 다니면서 느낀 점은 모든 SI 회사가 인력을 갈아넣는 것은 아니고, 프로젝트 바이 프로젝트다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같은 프로젝트여도 직무에 따라 업무 강도가 다를 수 있습니다. 

 

과거로 돌아가서 다시 선택한다 해도 지금 회사에 들어올 것 같습니다. 넓은 업무 범위를 경험하며 도대체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는 뭘 하는 직업이지 혼란도 가졌지만, 다양한 경험을 해봤던 덕분에 제가 앞으로 하고 싶은 분야를 선택할 수 있었고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로 경력을 쌓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최근 공고를 보면 많은 회사에서 경력이나 석박사 학위를 요구합니다. 신입은 도대체 어디서 경력을 쌓으라는 거야? 라는 질문에 신입에게도 기회를 주는 SI 회사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프로젝트가 좋은 프로젝트일지 나쁜 프로젝트일지는 솔직히 장담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혼자 공부를 하는 것보다는 실제 프로젝트에서 경험하는 일이 몇 배는 빠르게 배울 수 있다는 것은 장담할 수 있습니다. 난 어떻게든 경력을 쌓고 싶다는 분들에게는 SI 회사가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이상 주니어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의 SI 회사 3년 후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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